1부. 이름 없는 불편함은 팔리지 않는다

3장. 문제명은 조직 안에서 예산의 방을 만든다

고객은 이름 붙인 문제만 산다 v0.2.0

개인은 감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조직은 이름으로 움직인다.

조직 안에서 돈을 쓰려면 문제를 공유해야 한다. 공유하려면 같은 대상을 가리키는 말이 필요하다. "요즘 고객 반응이 좀 미묘해요"는 팀장 한 명의 느낌으로 남는다. "데모 이후 구매 명분이 약해서 내부 공유가 끊깁니다"는 회의 안건이 될 수 있다.

문제명은 조직 안에서 책임자를 만든다.

기술 부채라는 말이 없으면 오래된 코드는 누군가의 불만이다. 기술 부채라는 말이 있으면 갚아야 할 장부가 된다. 알림 피로라는 말이 없으면 집중 못 하는 사람의 성향이다. 알림 피로라는 말이 있으면 협업 도구 운영 문제가 된다. 섀도 AI라는 말이 없으면 직원의 몰래 쓰는 편의다. 섀도 AI라는 말이 있으면 보안과 거버넌스의 의제가 된다.

이름은 예산의 방을 만든다.

예산의 방이 없으면 오퍼는 떠돈다. 아무리 좋은 솔루션이어도 고객 조직 안에서 들어갈 방이 없다. 영업 담당자는 좋다고 하는데 보안팀은 자기 일이 아니라고 한다. 마케팅팀은 필요하다고 하는데 대표는 급하지 않다고 한다. 실무자는 찝찝하다고 하는데 구매팀은 비교 기준이 없다고 한다.

문제명이 선명하면 방이 생긴다.

이 문제는 누구의 KPI와 연결되는가. 어느 회의에서 다뤄야 하는가. 어떤 실패 비용을 줄이는가. 어떤 권한자가 승인해야 하는가. 어떤 산출물을 받으면 해결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는가.

그래서 좋은 문제명은 단어가 아니라 조직 이동 경로다.

문제명이 조직 안에서 이동하지 못하면 판매도 이동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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