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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 전에

에이전트 컴퍼니 v0.4.0

HubSpot의 Agent-first GTM 글은 마케팅 글처럼 보인다.

하지만 진짜 힌트는 더 크다.

그 글이 말한 것은 "AI로 마케팅 콘텐츠를 많이 만들자"가 아니다. HubSpot은 고객을 찾고, 웹사이트 방문자를 응대하고, AI 검색 답변에 보이게 만들고, 영업사원을 돕고, 데모를 만들고, 고객지원을 처리하고, 고객성공 담당자가 오늘 누구를 챙겨야 하는지 알려주는 agent들을 회사의 매출 흐름에 넣었다.

이것은 GTM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회사 운영 이야기다.

그리고 더 크게 보면 AI 이후 사업 모델 이야기다.

소프트웨어를 팔던 시대에는 제품이 중심이었다. 더 정확히는 사람이 쓰는 도구가 중심이었다. CRM, 마케팅 자동화, 헬프데스크, 회계 소프트웨어, HRIS. 회사는 도구를 사고, 사람을 고용하고, 사람이 도구를 눌러 일을 했다.

AI 이후에는 질문이 달라진다.

도구를 팔 것인가, 일을 팔 것인가.

기능을 팔 것인가, 운영 레이어를 팔 것인가.

모델을 붙일 것인가, 회사의 맥락(context)과 의사결정 흔적(decision trace)을 쌓을 것인가.

이 책의 새 중심 문장은 이것이다.

제품보다 context, 툴보다 work, 기능보다 운영 레이어.

회사는 원래 사람들의 모임처럼 보인다. 마케팅팀, 영업팀, 고객지원팀, 재무팀, 인사팀, 제품팀. 그런데 가까이 보면 회사는 사람보다 먼저 반복되는 객체들로 굴러간다.

고객 후보.

영업 기회.

계약.

청구서.

지원 티켓.

채용 후보자.

제품 이슈.

캠페인.

회의록.

리스크.

회사의 일은 이 객체들이 한 상태에서 다음 상태로 이동하는 것이다. 고객 후보가 검증된 기회가 되고, 기회가 계약이 되고, 계약이 청구서가 되고, 지원 티켓이 해결되고, 제품 이슈가 배포되고, 후보자가 직원이 되고, 고객 신호가 전략으로 올라간다.

에이전트 컴퍼니는 이 상태 전이를 사람의 기억과 손작업에만 맡기지 않는 회사다. 동시에 그 상태 전이가 왜 일어났는지, 누가 승인했는지, 어떤 예외가 적용됐는지, 어떤 precedent가 다음 판단에 영향을 줬는지를 남기는 회사다.

에이전트가 신호를 보고, 일을 접수하고, 필요한 맥락을 모으고, 다음 행동을 제안하고, 허용된 범위 안에서 실행하고, 결과를 검증하고, 배운 것을 정본에 남긴다.

사람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은 더 비싼 자리에 남는다.

목적을 정한다.

제약을 건다.

승인한다.

예외를 처리한다.

고객과 신뢰를 만든다.

법적, 윤리적, 브랜드 책임을 진다.

이 책은 완전 무인 회사의 판타지가 아니다. 그런 이야기는 멋져 보이지만 실제 회사에는 위험하다. 이 책의 관심은 더 현실적이다.

사람이 직접 처리하던 반복 업무를 어떻게 에이전트의 상태 전이 시스템으로 옮길 것인가.

어디까지 맡기고, 어디서 멈추게 하고, 무엇을 기록하게 하고, 언제 사람을 부르게 할 것인가.

에이전트 컴퍼니는 사람 없는 회사가 아니다.

사람이 모든 일을 직접 하지 않아도 굴러가는 회사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지는 회사다.

왜냐하면 agent가 처리한 모든 일은 단순한 로그가 아니라 다음 agent의 맥락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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