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를 다시 회수하는 이유
금지당한 말은 대개 힘이 있었다
모든 마케팅은 야마다 v0.3.0
야마라는 말은 좀 지저분하다.
정확히 말하면, 지저분하게 쓰였다. 특히 언론에서 그랬다. 기사의 야마를 잡는다는 말은 단순히 핵심을 요약한다는 뜻이 아니었다. 어떤 사건을 어떤 방향으로 읽히게 만들 것인가. 어떤 문장 하나로 독자의 눈을 붙잡을 것인가. 어떤 사실은 앞에 놓고, 어떤 사실은 뒤로 밀 것인가. 그런 판단이 야마 안에 있었다.
그래서 야마는 의심받았다. 당연하다. 사실을 보고 결론을 내리는 대신 결론을 먼저 잡고 사실을 배열하면, 그건 보도라기보다 조작에 가까워진다. 프레임은 현실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현실을 구부리기도 한다. 언론이 야마를 더럽힌 방식은 분명히 있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을 한 번 더 해야 한다. 언론은 왜 그렇게까지 야마를 물고 빨았을까. 답은 별로 우아하지 않다. 먹혔기 때문이다.
대중은 모든 사실을 기억하지 않는다. 사람은 긴 자료를 통째로 들고 다니지 않는다. 사람은 방향을 기억한다. 한 문장을 기억한다. "이 사건은 결국 이런 이야기다"라는 해석의 손잡이를 기억한다. 야마는 바로 그 손잡이를 만드는 기술이었다.
그러니 야마가 위험했던 이유는 약해서가 아니다. 강했기 때문이다.
금지는 무력함의 증거가 아니다. 대개는 힘의 증거다. 아무 힘도 없는 말은 금지되지 않는다. 그냥 잊힌다.
이 책은 야마를 언론 은어의 먼지 속에서 꺼내려 한다. 제품, 콘텐츠, 카피, 브랜드, 조직 메시지의 언어로 다시 쓰려 한다. 거짓을 위해 쓰면 선동이고, 진실을 이해시키기 위해 쓰면 전달력이다. 문제는 야마가 아니라 야마의 윤리다.
메시지가 있는 곳에는 언제나 오디언스가 생긴다. 고객도 오디언스다. 독자도 오디언스다. 직원도 오디언스다. 투자자도 오디언스다. 후보자도 오디언스다. 회의실에 앉아 있는 동료도 오디언스다.
그리고 오디언스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야마가 필요하다.
야마는 요약이 아니다. 요약은 내용을 줄이는 일이다. 야마는 해석의 방향을 잡는 일이다. 야마는 주제도 아니다. 주제는 무엇에 관한 말인지 알려준다. 야마는 그 말을 듣고 오디언스가 어떤 판단으로 이동해야 하는지 정한다.
이 책은 야마 없는 말들을 먼저 팰 것이다. 후킹만 남은 콘텐츠, 감도만 남은 브랜딩, 퍼널만 남은 마케팅, 정보 공유라고 착각하는 대표와 PM의 말을 깔 것이다. 하지만 거기서 끝내지 않을 것이다. 뒤에서는 고칠 것이다.
모든 마케팅은 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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