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히는 말의 구조

언론은 왜 야마를 물고 빨았나

모든 마케팅은 야마다 v0.3.0

언론이 야마를 물고 빤 이유는 대중을 얕봐서만이 아니다.

물론 얕본 면도 있다. 복잡한 사건을 한 줄의 분노로 줄이고, 이해보다 반응을 먼저 만들고, 사실보다 프레임을 앞세운 순간들이 있었다. 그 지점은 비판받아야 한다.

야마라는 말의 먼지

야마는 일본어 山, やま에서 들어온 현장어로 보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국립국어원 순화 자료에도 야마가 일본어 계열 전문어로 올라와 있고, 언론 현장에서는 야마를 기사의 주제나 리드가 표현해야 할 핵심으로 설명해왔다.

그러니까 이 말은 처음부터 깨끗한 학술어가 아니었다. 현장에서 빨리 통하고, 선배가 후배에게 던지고, 기사 초고를 보며 "야마가 없다"고 혼내는 식의 말이었다. 좋은 말은 아니지만, 힘없는 말도 아니었다.

어원은 언제나 조금 지저분하다. 일상에서 "야마가 돈다"는 말과 언론의 "야마를 잡는다"는 말이 같은 얼굴로 돌아다녔고, 일본어 잔재라는 찝찝함도 붙어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야마를 고급어로 세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지저분한 현장성을 그대로 본다.

그러나 언론이 야마를 집요하게 쓴 더 현실적인 이유는 간단하다. 야마가 뉴스 소비의 물리법칙에 맞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사실의 총량보다 해석의 손잡이를 먼저 기억한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보다, 그래서 이 사건을 어떤 방향으로 봐야 하는지를 먼저 붙잡는다. 복잡한 사실 묶음은 기억 속에서 금방 무너지지만, "결국 이런 이야기"라는 문장은 오래 버틴다.

뉴스는 늘 압축의 산업이었다. 시간은 짧고, 지면은 제한되어 있고, 독자의 주의력은 더 제한되어 있다. 그러니 기자는 매번 선택해야 했다. 무엇을 앞에 둘 것인가. 무엇을 제목으로 만들 것인가. 무엇을 독자의 첫 판단으로 남길 것인가.

이것이 야마다.

문제는 야마가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야마가 사실을 섬기는가 사실을 지배하는가다. 좋은 야마는 복잡한 사실을 붙잡을 손잡이를 만든다. 나쁜 야마는 손잡이를 먼저 만들고 사실을 그 손잡이에 억지로 걸어둔다.

언론의 야마가 위험한 이유는 바로 이 지점이다. 야마는 설명을 돕는 기술이면서 동시에 조작을 쉽게 만드는 기술이다. 그래서 더러워졌고, 그래서 배울 가치도 있다.

마케팅도 마찬가지다. 제품 설명, 랜딩페이지, 세일즈 덱, 유튜브 제목, 채용 공고, 대표의 전사 메일은 모두 작은 보도문처럼 작동한다. 모두 어떤 사실을 어떤 방향으로 읽히게 만들려 한다.

그러므로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의 메시지는 사실을 더 선명하게 읽게 하는가, 아니면 사실을 당신에게 유리한 모양으로 구부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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