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브랜드의 두 엔진
6장. LVMH식 브랜드: 비싸게 사고 싶게 만들기
브랜딩 금지 v0.2.0
이 책에서 LVMH식 브랜드라는 말도 편의상 쓰는 표현이다. 여기서는 명품 그룹의 모든 전략이 아니라, 고가 상품과 고관여 서비스에서 작동하는 욕망, 희소성, 가격 방어, 상징의 방식을 가리킨다.
LVMH식 브랜드의 목적은 P&G식과 다르다.
고객이 고민 없이 고르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고객이 비싼 선택을 욕망하고, 그 선택을 정당화하게 만드는 것이다.
고관여 상품은 다르다. 가격이 높고, 실패 비용이 크고, 남에게 설명해야 할 때가 많고, 구매자의 정체성과 연결된다. 고급 시계, 명품 가방, 고가 컨설팅, 프라이빗 클래스, 고급 숙소, VIP 서비스, 고가 건강 관리, 전문직 서비스, B2B 자문 같은 것들이 여기에 가깝다.
여기서 고객은 단순히 기능만 사지 않는다.
고객은 안심을 산다. 지위를 산다. 취향을 산다. 실패하지 않았다는 확신을 산다. 남에게 설명 가능한 이유를 산다. 자기 자신에게 "이 정도는 살 만했다"고 말할 명분을 산다.
그래서 고관여 브랜드는 말보다 제약이 중요하다.
아무나 살 수 없거나, 아무 때나 살 수 없거나, 아무 가격에 살 수 없거나, 아무 방식으로 받을 수 없어야 한다. 제한이 전혀 없는데 고급을 말하면 이상해진다.
고급 브랜드는 보통 무언가를 거절한다.
할인을 거절한다. 과잉 유통을 거절한다. 맞지 않는 고객을 거절한다. 너무 빠른 확장을 거절한다. 단기 매출을 위해 상징을 훼손하는 행동을 거절한다.
고객은 그 거절을 본다.
"여기는 아무나 받지 않는구나."
"여기는 가격을 쉽게 내리지 않는구나."
"여기는 결과물 기준이 있구나."
"여기는 시간이 걸리는구나."
"여기는 선택받는 느낌이 있구나."
그때 욕망이 생긴다.
그러나 작은 브랜드가 이 방식을 오해하면 위험하다. 제한만 흉내 내면 건방져 보인다. 가격만 올리면 비싸 보인다. 예약을 어렵게만 만들면 불편하다. 말투만 고급스럽게 바꾸면 어색하다.
LVMH식 브랜드에는 반드시 증거가 필요하다.
가격이 비싼 이유가 있어야 한다. 거절하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대기가 생기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구매자가 자기 선택을 정당화할 자료가 있어야 한다. 사례, 결과물, 추천자, 역사, 장인성, 프로세스, 품질 기준, 고객군, 사용 장면. 이런 것들이 쌓여야 한다.
고급은 꾸미는 것이 아니다.
고급은 위험을 줄이는 구조다.
고객은 고가의 선택 앞에서 불안하다. 내가 속는 것은 아닌가. 과하게 쓰는 것은 아닌가. 더 좋은 대안이 있는 것은 아닌가. 남들이 비웃지는 않을까. 기대만큼 나오지 않으면 어떡하나.
LVMH식 브랜드는 이 불안을 상징과 증거로 낮춘다.
그래서 고관여 브랜드는 콘텐츠보다 문턱이 중요하고, 카피보다 사례가 중요하고, 노출보다 맥락이 중요하다. 누구에게 노출되는가. 어떤 사람의 추천으로 들어오는가. 어떤 순서로 상담받는가. 어떤 자료를 보고 결심하는가. 어떤 가격을 받아들이는가.
비싸게 팔고 싶다면 먼저 비싸게 살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이유는 말이 아니라 구조여야 한다.
이 장의 번역
고관여 상품에서 "브랜딩"은 이렇게 바꿔라.
- 어떤 고객만 받을 것인가?
- 어떤 가격을 지킬 것인가?
- 어떤 채널을 제한할 것인가?
- 무엇을 거절할 것인가?
- 비싼 선택을 정당화할 증거는 무엇인가?
- 구매자가 남에게 설명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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